[책 잇 수다] 저녁있는 삶에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18-01-25 11:31 조회 3,879
(사진=책밥)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로 새해가 떠들썩하다. 저녁이 있는 삶에 대한 로망이 실현될 수도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오른 이들은 벌써부터 그 저녁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도처의 문화센터 등록자 수가 급증했다거나 취미생활을 돕는 사이트들이 인기라는 통계도 벌써부터 쏟아진다. 그렇다면 무얼 할 것인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의 취미는 우쿨렐레 연주로 알려져 있다. 우디 앨런 감독은 클라리넷이 취미다. 그는 영화 ‘애니홀’로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하는 순간에도 클라리넷 연주가 있다며 불참했다. 워라밸을 떠나,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줄 취미는 필요하다.
(사진='1일 1그림' '명화틀린그림찾기' 책표지)
■ 그림과 함께 하는 일상
‘명화 틀린 그림 찾기’(옥토퍼스 편집부|키라북스)는 명화를 어렵게 여기는 이들이 명화를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도모하는 최적의 놀이책이다. 놀이책은 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명화 틀린 그림 찾기’는 두뇌를 자극하는 퍼즐에 예술 감성을 더했다. 디에고 벨라스케스, 한스 홀바인, 빈센트 반 고흐, 클로드 모네, 에두아르 마네, 구스타프 클림트와 같은 위대한 화가들의 명화 40점으로 구성된 이 책은 한 작품에 20개씩 모두 800개의 틀린 그림이 숨어 있다. 화가의 붓을 따라 화면 구석구석을 누비다 보면 화가의 생각과 감정, 그가 전하는 이야기가 생생히 되살아나고 그림의 매력 속에 빠져들게 된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신기한 미술관에서 뒹굴며 노는 느낌이다.
‘1일 1그림’(김이랑 | 책밥)은 예쁜 꽃은 물론이고 일상의 친숙한 사물을 수채화로 그리는 방법을 소개하는 실전 책이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매일 한 장씩 그린 그림을 올렸던 김이랑 작가는 배우지 않고 스스로 체득한 작가만의 노하우를 난이도별로 구성해 책으로 꾸렸다. 저자는 스케치부터 채색하는 그림까지 하루하루 그리는 것을 통해 기록하고 싶은 순간을 그림으로 남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에 있는 그림마다 쓰인 물감이름과 작가가 사용한 붓의 종류까지 친절하게 소개하며 그리기 어렵게 느껴진 독자들을 위해 스케치 도안을 수록했다. 또한 완성된 그림을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포토샵 팁도 담았다. QR코드를 통해 작가가 그림 그리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사진='나는 오늘도 유럽에서 클래식을 듣는다' '나 혼자 피아노 친다' 책표지)
■ 음악에 빠져들고 싶다면
최근 JTBC ‘이방인’에서 선우예권이 주목받으면서 클래식 음악에 대한 호기심이 높아지고 있다. 음악을 듣고 싶거나 음악 공연을 골라 보고 싶은데 광고성 글에 의존해야 한다면 테너 하석배의 ‘나는 오늘도 유럽에서 클래식을 듣는다’(하석배 | 인디고)를 추천한다. MBC 라디오 ‘오늘 아침 이문세입니다’에서 ‘말랑말랑한 클래식’을 진행했던 테너 하석배는 마찬가지로 말랑말랑한 느낌으로 독자에게 다가선다. 저자는 유럽의 도시를 여행하며 느꼈던 여러 감정들과 사진, 그리고 그 도시에서 들으면 좋은 클래식 음악들을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진한 감동으로 전한다. 도시의 풍경과 음악, 저자의 감정을 공유하다 보면 클래식 음악에 취미가 있는 클래식 음악 애호가로 거듭날 수 있다.
‘나 혼자 피아노 친다’(차영은 | 삼호ETM)는 독학으로 피아노를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독자들의 호응이 이어졌던 책이다. 유튜브 스타강사 차차샘으로 활동한 저자는 피아노 독학서로 각종 피아노 학원을 위협한다. 하지만 학원 갈 짬도 안나는 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실용서다. 피아노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음악의 기초부터 연주곡 연습까지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이루어진 교본이다. 악보를 모르는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 피아노 건반그림을 첨부한 점이 이 책의 매력이다. 실전서답게 QR코드 강의 영상도 챕터별로 수록돼 피아노 독학을 돕는다.
(사진='나도 손글씨 잘 쓰면 소원이 없겠네' '기초 코바늘 손뜨개' '페파민트 향기 클래스' 책표지)
■ 꼬물꼬물, 손으로
‘나도 손글씨 잘 쓰면 소원이 없겠네’(이호정 | 한빛라이프)는 악필 교정부터 캘리그라피까지 4주 단계로 꾸려진 실용서다. 멋들어진 캘리그라피 작품을 만들 정도는 아니더라도 평소에 쓰는 내 글씨가 좀 더 반듯하고 예뻤으면 하는 사람들이 기본부터 차근차근 자신의 손글씨를 다듬어 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내 글씨를 단정하게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개성 있고 멋진 필체를 만들 수 있고, 더 나아가 캘리그라피도 될 수 있다고 다독이며 독자를 이끈다. 책에는 일주일에 5일, 총 4주 동안 한 권을 모두 써볼 수 있도록 추천 일정이 표기돼 있다.
‘쪼물딱 루씨의 기초 코바늘 손뜨개’(김윤정 | 나무수)는 초보자들의 열광적 반응을 이끌어낸 책이다. 독자들은 “진짜 처음 해보는데 됐다” “하나하나 따라하다보면 소품이 뚝딱 완성된다”는 등 호응한다. 이렇듯 생애 처음 코바늘을 잡아보는 초보자나 뜨개법이 어려워 중도 포기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코바늘에 꼭 필요한 내용이 담겼다. QR 코드 동영상은 물론 9가지 뜨개법을 사용하여 원형, 사각형, 육각형, 삼각형의 모티브를 만들고 초보자도 도전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소품 만드는 방법도 담겨 있다.
간질간질, 무언가 하고 싶은 손으로 이것도 할 수 있다. 향수, 아로마 캔들 등을 만들 수 있는 ‘페파민트 향기 클래스’(김미선 | 나무수)다. 이런 걸 문화센터 강의 없이 할 수 있다는 데 의심이 가지만 독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올해로 13년째 ‘페파민트 아틀리에’를 운영하는 캔들·향수 아티스트 겸 아로마 테라피 강사인 저자는 이 책에 많은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좋은 향기를 즐길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꾸렸다. 공간 곳곳을 향기로 가득 채우는 캔들, 디퓨저, 석고 방향제, 왁스 태블릿, 리넨 워터, 포푸리 등 다양한 방향 소품과 건강한 재료로 만드는 천연 비누, 보디 케어 용품, 그리고 나만의 특별한 향수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 11가지 에센셜 오일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퍼퓸 스토리’ 다채로운 향기의 매력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헤럴드 경제